읽자

아이, 로봇_아이작 아시모프(영화 아니고 책이에요)

낮달밤해 2019. 5. 16. 10:27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1950년에 발간되어 이후 제작된 거의 모든 로봇 SF영화에 기반이 되었다. 내가 태어나지도 않은 때에 이런 내용으로 소설을 작성하다니 정말 이건 상상력뿐 아니라 예지력이라고 해야 할 만큼 지금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내용들이다. 그런데... 추리 기반이 아닌 다소 설명적인 소설이어서 책 읽기 병아리인 나에게는 다소 지루한 면은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엄청난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술하는 능력은 과히 대단하다.

이 소설은 로복공학 3원칙으로 시작한다.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된다.
제2원칙 :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 제1원칙과 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이 부분은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익숙하다. 로봇 관련한 모든 영화해서 이 원칙들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제는 이 원칙이 파괴되거나 오류를 일으켜서 문제가 되는 내용이다. 이미 너무 익숙해서 뭐가 새로운가 싶지만은, 소설의 쓸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아후, 나는 못할 것 같다. 그만큼 대단하다 생각된다. 

이야기는 대부분 이 원칙들 내에서 오류로 인해 인간과의 마찰을 일으키는 내용들이다. 그중에서도 마음을 읽는 거짓말쟁이 로봇 "허비"의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허비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 기분이 상하지 않는 말만 하는 로봇이다.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조차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제1원칙에 해당된다고 설정해서 문제가 생겨버린다. 인간의 좋아하는 감정을 부추겨 엉키게 하고, 사회적인 권력을 가지려는 욕망에 찬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서 결국은 이간질이 되어버린다. 여기서 인간들의 욕망이 모두 이루어진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로봇이 원칙들을 지켜야 하는 설정을 함으로써 인간의 욕망이나 실현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어떤 문제 같은 것을 제시한다. 일부분인 한 챕터에 대해서만 말했지만 다른 챕터들도 각각의 매력이 있고, 생각할 거리가 있다.

이 책에는 마치 로봇이 감정을 가진 것처럼 얘기한다. 철저히 로봇으로 서술하다가 어느 순간 움찔한다던가, 눈치를 본다던가 하는 행동을 서술한다. 로봇같으면서도 인간적인 부분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생각해보았다.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만약 만들 수 있다면 우린는 그것? 그들? 을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감정을 가진 로봇에게 민증을 발급하고 복지혜택을 주고, 공존할 수 있을까? 당장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감정을 가진 로봇을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생식세포가 아닌 체세포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은 어떠한가? 예전에 쌍둥이별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서는 약한 친딸을 살리려는 목적으로 체세포로 같은 유전형질을 가진 자매를 만들어 냈다. 이는 어떠한가? 그들은 영혼을 가질 것인가? 영혼을 가지는 게 인간이 되는 기본 요소인가? 살인은 저지르는 소시오패스들은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생물학적 관점으로는 인간이지만 도덕적 관점으로는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기준으로 인간이라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

답은 떠오르지 않고 점점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나에게 이런저런 궁금증을 유발하는 책들이 좋다. 비록 읽기엔 다소 지루하긴 했지만,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_qmm7jg90w

 

관련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동영상이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에 다시 본다면 다른 생각이 들까?